10/12/2017

사랑방이야기5 - ???선교사님

지난 주말 우리교회에 방문하신 선교사님이신데 앞으로도 북한땅을 들락거려야 하시는 상황이라 성함과 사진이 온라인에 남겨지는 걸 원치 않으셨다.

그 선교사님의 사촌누님께서 동행하셨길래 방을 두개 준비해 주무시게 해 드리고 그 다음날 주일에 우리교회에서 설교말씀을 전하셨다.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시간을 너무 짧게 드려야 하는 상황이라 많은 자세한 이야기는 교회에서 설교중 못 하셨고 오히려 우리집에 도착하신 밤과 그 다음 날 아침 식사시간을 통해 나와 아내에게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셔서 우리내외는 너무 좋았고.

북한선교를 하시는 선교사님들께 숙식을 제공하면서 짧은 대화였지만 모두 선교하시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어떤 선교사님들은 굉장히 극적으로 그 일들을 감당하신다. 말씀하실 때 "탈출, 잠입, 목숨걸고, 고문, 생명을 초개같이" 라는 이야기가 자주 언급되고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첩보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분들께는 성경배급과 전도가 구제보다 먼저다. 어떨 땐 구제는 헛수고며 낭비라고도 하신다. 이런 선교회를 후원하는 교회나 성도들이 많아 재정도 든든하고 여러명으로 구성된 팀으로 움직이시는데 북미에서의 이동도 주로 비행기다.

그와 달리 이번에 방문하신 선교사님은 북한과 접경해 북한땅이 바로 코앞에 보이는 중국의 어느 마을에 사시면서 한달에 한번씩 북한을 들어 가시는데 탁아소 아이들이 필요한 옷가지, 신발, 식량등을 바리바리 차에 싣고 떳떳하게 들어가셔서 떳떳하게 나누어 주시고 탁아소원장이 필요하다고 하면 여기저기 탁아소건물을 수리도 해 주시고 어떤 지역의 탁아소는 건물이 너무 오래되고 썩어서 새로 지어주시기도 한다. 식수가 부족하다고 하면 우물을 파서 동네사람들이 마실 수 있도록도 하고. 이 분들은 사랑으로 나누고 베푸는 것이 선행되면 굳이 믿으라고 안 해도 결국에는 주님의 사랑을 가슴으로 느끼고 궁극적으로 하나님을 영접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확신하신다. 시간이 좀 걸릴지라도. 이 분은 말씀하실 때 "그저 주는 거지요, 허허... 속는다고 치고 돕는거지요, 그래도 그 관리들이 아이들한테 가는 것들을 속여서 가로채지는 않습디다. 저는 그저 짐 나르는 노새입니다" 라고 하신다. 그렇게 혼자 슬슬 북한을 넘나드시면서 그 일을 하신다. 이 선교사님은 후원교회가 많지 않아 북미로 방문을 오시게 되면 우리교회와 같이 중소교회들을 다니시면서 각 교회에서 나오는 헌금 몇백불씩을 소중하게 모으고 모아 그 일을 감당하시는데 절대로 당신 자신을 위해서는 쓰지 않으신다고 동행하신 누님이 선교사님이 곁에 안 계실때 속삭여 주셨다. 북부에서 우리집까지 오시는 20여 시간 꼬박 하루 길도 비행기나 기차, 그레이하운드 고속버스가 있지만 메가버스라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싸구려 버스(북미지역 여행수단으로 비행기가 제일 비용이 높고 그 다음이 기차, 그리고 그레이하운드버스인데 이 메가버스는 그레이하운드의 반 이하 가격. 과속/졸음운행 등으로 조금 위험하다고 들었다)를 이용해서 도착하셨다.

어느 한 쪽으로 마음이 더 가기는 하지만 모두 다른 방법일 뿐 북한을 선교하기 위해 애쓰시는 건 다 같은 것 아닐까 싶다.

(참고로 이 선교사님은 목회를 십수년 잘 하셔서 교회가 든든하게 성장해 자리를 잡자 미련없이 내려 놓으신 후 훌쩍 북한선교를 떠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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