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4/2017

미동부 밀알 아가페캠프 2017

매년 여름이면 미동부의 각 도시에 있는 밀알선교회 지단, 지소들이 뉴저지의 큰 호텔에 모여 2박 3일의 아가페캠프를 갖는다. 우리처럼 비교적 멀지 않은 6-7시간 거리에서 오는 밀알지단, 캐나다 혹은 시카고 등지에서 15-18시간을 운전해 오는 밀알지단들도 있다.

이 여름 아가페캠프는 장애우들이 1년동안 너무너무 기다리는 행사. 늘 정상인들로 둘러싸인 생활을 하다가 이곳에 모인 몇백명의 장애우들과 있게되면 도리어 장애가 있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그 장애자들에겐 편하고 자연스럽고 어색하지 않다. 주최측이 준비하는 각종 신나는 프로그램과 수영, 게임, 그리고 콘서트수준의 음악등이 또한 그들에게 너무 좋고.

평소에 리치몬드지역 밀알의 자원봉사자로 장애우들의 차량이동을 맡고 있는 나는 이 캠프에 올때 역시나 운전수다. 우리교회에서 버스를 매년 사용하게 허락해 주셔서 참석자들이 아주 편안하고 안전하게 다녀오곤 한다. 하지만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난 그들과 헤어져야 하고 다른 임무가 주어진다. 다름아닌 밥돌이. 30여명의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600여명의 하루 세끼 식사를 책임지는 일. 

근데 밥을 직접 짓는 것은 아니지만 보통일이 아니다. 7:30에 시작하는 아침식사를 위해서는 5시에 일어나 샤워하고 준비하고 5:30에 나와, 4개의 대형 커피팟을 주방으로 가지고 가 씻고 물을 담아 가지고 와서 커피를 올리고 나면 6:00.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하는 주방봉사자들께 일을 조금씩 맡겨드리고 나면 주변의 음식공장에서 주문한 음식배달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그 시간이 6:30. 음식들을 테이블에 셋업하다 보면 어느덧 긴 줄이 서 있고 그러다 보면 배식을 시작하게 된다. 1시간 30분여에 걸쳐 배식이 다 끝나면 얼마 남지않은 음식물을 봉사자들이 조금씩 나누어 2-3분간 허겁지겁 먹고는 바로 청소가 시작된다. 잠시 숨을 돌린 다음 점심을 위해 준비를 한다. 커피팟을 주방으로 가져가 청소를 하고, 점심배달을 받고...이렇게 하루 종일 세끼 식사를 위해 똑같은 일들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게 배식과 청소를 반복하면서 2박3일을 지내다보면 어느 덧 캠프는 끝나게 되고...

둘째날 점심식사후 청소를 마친다음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큰 대자로 퍼져 누우면서 잠시 이런 의문이 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쉼없이 일만 해야하는 이 상황에서 난 뭔가? 나는 무엇을 얻게 되는건가?"
봉사를 하러 왔으면 당연히 그리고 기꺼이 일을 하는게 맞기는 한데 살짝 투정섞인 생각이 드는 거였다.

곰곰히 이런 생각을 하며 깜박 잠에 빠져드는데 다음과 같은 생각이 마음에 들어왔다. 

"얘, 네가 내 손이 되어주지 않았니?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그 아이들에게 맛있는 밥을 꼬박꼬박 먹이지 않았니? 또 그들을 위해 땀흘리며 섬기는 다른 봉사자들도 네가 정성으로 먹이지 않았니?"

몸이 힘든 중에 약간 차오르던 불만이 눈 녹듯 쏙 사라지며 마음이 이내 고요해졌다.

"절 믿고 이렇게 사용하시는군요...그렇게 인정해 주시니 기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할께요..."


2 comments:

  1. 나름 길게 쓴 댓글이 다 날라갔네요...사진이 정말 잘 나왔고 목사님을 위시한 장로님 외 모든 밀알 식구들 참말로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든 영광 홀로 받으실 주님께 감사하며...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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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집사님 내외분도 정말 애 쓰셨어요. 이제 곧 밀알 사랑의 교실 개강이네요. 그럼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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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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