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8/2016

Escorting a fallen soldier

독일에 주둔 미육군병원에서 근무하는 조카사위가 며칠 후 잠시 귀국한다는 이야기를 조카가 전했다. 기쁘고 즐거운 여행은 아니라면서.

부하군의관 중 대위하나가 안타깝게도 현지에서 사고로 사망했는데, 시신이 담긴 관을 독일에서부터 부모가 있는 고향까지 동행하는 임무를 맡았다는 것. 그 과정에서 자신의 실수로 인해 그 군인의 명예에 조금이라도 먹칠을 하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하였고. 바로 얼마전 그 부하를 위해 추천서도 써주고 할 정도로 알고 아끼는 사이였던 듯.

Kevin Bacon이 나오는 Taking Chance(http://www.youtube.com/watch?v=MtmiLdzzgGE)라는 영화를 오래 전 본 적이 있다. 대충 기억나는 내용은…실제 전장에서 싸워보지 못한(사무실에서만 근무해 죄책감이 드는) 미 육군중령인 이 사람이 중동에서 죽어나오는 병사들을 위해 자신이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한 병사의 시신을 집까지 운반하는 자원봉사를 하게 된다. 그러는 하나 하나의 과정을 통해 미국국민들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자신들의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병사들을 감사해 하고 가슴아파 하는지를 이 영화는 절절히 그려낸다.

무슨 시험보듯이 운구지원자들을 깐깐하게 인터뷰하고, 훈련하고, 임무를 맡기는 군당국의 철저한 책임감과 성의, 중동에서 막 도착한 시신을 맞이하는 정중한 의장대 사열, 중동에서 부터 담아 온 시신을 냉동 관에서 꺼내어 말끔하게 씻기어 예복을 입히고 최고급 관으로 옮기는 곳에서 일하는 분들이 기도하듯이 정말 소중하게 시신을 닦고 치장하는 모습, 장거리 이동을 하기 위한 비행기탑승시 그 임무를 알아보고 아무말 없이 이 장교의 좌석을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 해주는 항공사직원, 비행기를 착륙시키면서 안내방송을 통해 나라를 위해 목숨바친  한 병사의 시신을 비행기로 운구하는 영광을 자신이 누렸다고 말하는 기장, 부모가 있는 시골집에서 좀 먼 위치의 공항에 도착해 화물과 함께 관이 내려오는데 공항화물을 다루는 일군들이 모두 일손을 놓고들 와서 일렬로 관이 내려오는 걸 맞으며 숙연히 경의을 표하는 모습, 그 다음날 공항에서 부모의 집으로 떠나기 위해선 잠을 청해야 하는데 나라에서 예약해 놓은 좋은 호텔을 마다하고 죽은 병사를 혼자 공항창고에 놔두기 싫어 관 옆에서 새우잠을 자려하는 이 장교, 그걸 보고 마무말 없이 간이침대를 내어오는 어느 노인 공항창고근로자, 집으로 향하는 하이웨이 선상에서 차 창문을 통해 밖으로 보이는 병사의 관을 알아본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모두 헤드라이트를 점등하고 앞에선 트레일러트럭이 운구차를 이끌고 운구차 뒤로는 줄줄이 뒤 따라 가며 병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주려는 일반인들의 모습들, 한 병사의 장례식을 위해 파견된 그 수많은 의장대원들과 나팔수, 관을 덮었던 삼각으로 접힌 성조기를 엄마에게 건네는 모습.

이 영화는 그냥 한 장교가 관을 차에 싣고 전사자의 유해를 가족에게 전해 주기 까지의 장정을 보여주는게 전부인 어떻게 보면 무미건조한 영화다. 재미를 위해 잠깐의 전투장면, 웃기는 이야기, 요즘 영화에서 혹 빠지면 장사가 안되는 반라의 남녀 등은 전혀 볼 수 없다. 흥행은 고사하고 개봉관에 채 나가 보지도 못하고 바로 DVD로 출시되었을 듯 싶다. 지루할 수도 있는 영화인데 난 보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는지... 

그 아이가 아무쪼록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돌아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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