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1/2015

사회생활, 교회생활

사회와 교회는 별로 다를게 없는 곳이다. 잘난 자, 못난 자, 죄있는 자, 죄없는 자(적어도 자신이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다 섞여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생활을 하는 곳이다. 두 곳 다 나름 규범과 상식, 논리와 정치가 있기도 하고.

그렇지만 두 곳의 질서와 규범에 많은 차이가 있다. 어떤 것 들은 전혀 거꾸로 되어 있기도 하고 사회에서 보는 시각으로는 도대체 말이 안되는 것도 있다. 예를 들면 사회에선 회장, 사장, 부장, 과장, 실장...등의 순으로 파워체계가 내려간다. 교회에서는 일반성도가 섬김을 받는 맨 꼭대기에 있고, 그 아래로 집사, 장로, 목회자 순으로 내려가는 것이 맞고 성경에 부합한다. 놈이 뺨을 때리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갚아줘야 하는게 사회고, 교회에서는 잘못한 것이 없어도 그저 무릎을 꿇고 다른 뺨을 들이댄다. 사회의 눈으로 보면 좀 병신같고 밸도 없어 보인다. 신앙의 눈으로 보면 사랑이고 용서다.

그래서 성경말씀에 바탕한 교회에서의 규범을 잘 알고는 있지만 몸소 행하는 일에는 부족한 일부 장로, 목회자등의 지도자들, 혹은 사회 지도자급의 성도들이 다른 사람들 위에 서려고 하거나, 사회에서의 방법을 교회내에서도 똑같이 적용하려고 하면 교회가 힘들어지고 많은 아픔이 생기게 된다.

피눈물나는 노력으로 혼자 사업을 일구어내고 작지만 나름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람일수록, 사회의 고위층으로 올라간 분들 일수록, 그런 지위에서 아랫사람들을 효율적으로 지휘하고 감독하는 분들 일수록, 교회생활을 배우고 익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힘들어 한다. 늘 지적하고 고쳐주는 자리에 있던 분들 이라 지적(주로 가벼운 권면이라 할 지라도)당하는 것에 많이 힘들어하고 금방 분이 치밀어 오르는 걸 감추지 못한다. 내가 좋아해서 하는 섬김은 정말 열심히 물불 안 가리고 하지만, 자신의 교회제직자 신분에 맞게 주어지는 의무는 자신이 싫다면 누가 뭐래도 움직이지 않는다.

분명히 나 같으면 화가 버럭 날 만한 상황인데도 '주님과 함께 장사된 자 (로마서 6:4)' 처럼 사랑을 가지고 차분하게 반응하는 분, 분명 상대방 잘못인데도 도리어 내가 잘못했노라 사과함으로써 반목과 대립보다는 화평을 이루는 분 들을 가끔 목격하게 되면 그 분 들로 부터 보고 배울 수 있다는 것에 눈물이 핑 돌 정도로 고맙고 감사하다.

오늘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면에서 좀 답답한 일들이 있나...?
좌우간 속에 있는 말을 여기에 속시원히 털어놓고 싶었다. 머리칼로 당나귀귀를 숨기고 다니는 임금님의 비밀을 알지만 비밀을 지켜야만 했던 이발사가 동네우물에 대고 "임금님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쳤던 것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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