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2012

횡재

수준높은 커피를 공짜로 얻어 마시게 됐다.

source:http://www.publicdomainpictures.net/
오늘 아침 직장에서 말썽을 부리는 서버 하나를 점검하러 서버실로 걸어가다가 출처가 불분명한 진한 커피향이 코 끝에 걸렸다. 그렇지 않아도 가계경제를 생각해 아침이면 사먹던 커피를 한동안 삼가고 있던 중. 대신 사무실에서 물을 끓여 차를 만들어 마시기에 오늘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누구한테 들킬세라 조심스럽게 킁킁대면서 그 향기를 따라가다 살짝열린 문틈으로 기막힌 냄새가 흘러나오는 방을 발견했다. 명패를 보니 고등학교마다 상주해 있는 경찰관의 사무실. 고등학교는 워낙 험하다 보니 두 세 명의 경찰이 상주하면서 학생들 간의 싸움이나 외부인 침입등의 상황에 대비하는데 학교에 깔린 경비카메라를 지켜보며 조작하는 것도 이 곳 에서 이루어진다.

방안에 마침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Officer Allen이 있어 물었다. "웬 커피향이 이렇게 좋지?" 했더니 씩 웃으며 답한다. "우리 아빠가 커피숍을 운영하는데 내가 여기서 경찰관 근무를 마친 후  그 곳에 가서 커피 내리는 걸 도와드리고 있어. 나 이래뵈도 자격증있는 바리스타라구. 커피 마시고 싶으면 언제든지 환영이야!"

자기가 다니는 침례교회의 중고등부 교사로 섬기기에 그런 면에서 나와 공통점이 있다는 정도는 알았지만 이런 쓸만한(?) 면이 있을 줄이야... ㅎ ㅎ ㅎ

둘러보니 가격이 좀 나갈 것 같은 커피드립머신이 있고, 원두분쇄기, 원두를 듬뿍 담은 비닐백들이 몇 개 보인다. 한 모금 샘플링을 하니 커피에 관한 한 내가 생각해도 까탈스러운 내 입맛에 "딱"이다.

"앞으로 자주 들릴께~~~"하곤 방을 나왔는데, 이거 내일 아침까지 어떻게 기다리나...^^

20 comments:

  1. 완전 좋으시겠어요..ㅎㅎ
    저도 커피를 좋아라해서, 커피가게서 종종 사먹긴했는데, 넘 비싸서 이젠 잘 안 사먹죠..ㅠ

    근데, 인스턴트 커피도 진하게 타먹으면 원두커피와 구분하기 어렵더라구요.

    인스턴트 커피중에 정말 최고는
    Davidoff Espresso 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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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Kris 님,
    그냥 공짜로 매일 얻어먹는 건 좀 그렇고 생수나 필터를 기부하면서 주고 받는 식으로 가야 할 듯...^^

    그런 이름의 인스턴트 커피가 있었군요. 여긴 일반식품점에 MaxwellHouse나 Folgers밖에 보이지 않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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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코멘트 어디에 남겨야 할지 몰라서 여기 남깁니다 :)
    새해 인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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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Juyeon 님,
    안녕하세요? 구글블로그는 방명록이 따로 없이 코멘트하는 곳만 있지요. 다른 곳에서 블로그를 운영하시던 분 들은 불편해 하시더군요.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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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CybKnight 님,
    뭐 바쁠때는 식사할 시간도 없이 몇 달을 보내기도 하고 조금 느긋한 날들도 있고 합니다. 늘 이렇게 널럴하게 지내지만은 않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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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좋은 커피향은 정말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데 oldman님 정말 횡재하셨군요. 저도 저녁 커피 한잔 내려 마시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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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 독일은 지금 저녁이군요. 저녁커피 드시는 걸 뵈니 저 같이 카페인영향은 안 받으시는 듯...^^ 전 밤에 커피 1갤런을 마셔도 30초면 잠들지요. ㅋ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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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감사합니다 Oldman님. 홈피에 옮겨붙이기만 하다가 들어와보니 새해메세지를 보내주셨었네요^^ 신정때 보내주신것을 구정에 확인해보게 되었네요 답신이 늦어 죄송해요.
    뭘그리 바쁘게 사는지 돌아보면 그리 중요한 일은 별로 없었던것 같은데.. Oldman님처럼 주일학교교사를 언젠가는 해야지 하고 있습니다. 전에 1년정도 중등부교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세상에 발을 담그고살면서 때때로 영성을 놓치고 살다가 매주 순수한 영혼을 만나야 하는 부담감이 실로 엄청나더군요. (감히 함부로 하기는 어렵다 느껴집니다만 언젠가 다시 숙명처럼 주어진다면 ok 해야겠지요)
    늘 복된 한해 되시길 빌며 울산에서 밤샘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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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일본에서는 통판하는 Brook's라는 커피에 꽂혀 살고 있습니다. 매일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지경이죠^^
    즐거운 커피 향기처럼 인생도 그리 해야 될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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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밤샘 님,
    일반적으로 블로그에 매달려 사는 분은 없기에 답글이 늦는게 정상이지요. 어떤 경우엔 1년 후 답글을 다는 분도 계시다는.^^
    정곡을 찌르셨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연자맷돌을 목에 달고 물속에 던지워 질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책임을 늘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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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ChopperY 님,
    ㅋ ㅋ 중독 수준에 이르셨군요. 저도 좋은 커피라면 중독이라는 소릴 들어도 좋다는 사람의 하나 입니다. ^^

    벌써 그런 커피향 같은 인생을 살고 계신 듯 하던데요,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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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언젠가 들은 기억이 나는데 설문 조사에서 나온 결과 여자들이 제일 좋아하는 냄새중 단연 일위가 좋은 커피향 이었던게 기억나네요.

    저도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데...

    앞으로 deal (^^) 이 잘 되어서 계속 좋아하시는 커피를 드실수 있기를 ...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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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샛별 님,
    아 그렇군요. 역시 좋은 커피향은 대접을 받는가 봅니다. 커피가 건강에 그리 좋지 않다는 설이 있어 멀리하기도 했는데 좋은 향에는 바로 무너져 버린다는... ㅎ

    그렇지 않아도 생수를 퍼 나르고 있읍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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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ㅋ 이런 일들이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드는것 같습니다.

    한순간에 삶을 바꾸려 하지 말고
    작은 일들을 찾고 마음의 빈틈을 채워 가라.
    인심 좋은 시골 식당을 찾아 단골이 되듯.

    제가 알던 우울증 환자와 상담중에 해줬던 이야깁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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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Oblivion 님,
    가슴에 담아둘 만한 말을 해 주셨네요.

    저 역시 사소한 일상속에서 많은 기쁨을 찾을 수 있다는 것에 늘 놀라곤 합니다. 우리는 왜 그리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려갈까요?

    인간의 삶이 복잡 다양해지고 스트레스가 커가면서 우울증도 당연히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주위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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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커피를 마시는 것 보다 향이 더 좋은 거 같습니다.
    실제로 커피의 각성 효과는 향으로만으로 가능하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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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tommy, shin 님,
    그래서 좋은 커피냄새를 맡기만 해도 온 몸의 근육이 쫙 풀리는 듯 긴장이 사라지고 좋은 기분이 되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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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내일 아침을 기다리시는 약간의 설레임에서 잔잔한 기쁨을 접했네요. 커피는 우리 일상 생활에서 이제 잊지 못할 존재로 굳혀진 듯 해요.
    우리 모두 커피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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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이를 먹어 갈수록 커피향이 더 진하게 느껴지는 건 저 만의 생각인가요... 맞아요. 커피가 나쁘다 어쩌다 그래도 그 건강에 관한 '설'들은 내일이면 또 정반대로 바뀌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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