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8/2011

Being a sick puppy

긴장이 풀려서인지 휴가가 시작된 금요일 저녁부터 감기가 시작되어 4일째로 접어들었다.

콧물, 기침, 가래, 목아픔을 동반한 사이너스 pain. 코와 눈을 중심으로 사이너스가 이렇게 심할때는 정말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지면서 아무리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다. 그저 잠을 자면서 정신을 놓아버리는 것 외엔 고통을 덜 방법이 없다.

매 새벽이면 하는 목욕이나 면도도 해본 지 나흘차로 접어드니 꼴이 말이 아니고...

침대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나에게 아내가 온라인뉴스를 통해 김정일사망소식을 이야기해 주는데 아들녀석도 뛰어들어와 같은 소식을 나에게 전하면서 녀석이 유툽에서 찾아 보여주는 비디오게임 트레일러가 흥미롭다.

2010년에 출시한 게임인데 김정일이 2012년에 사망하고 나서 김정은이 권력을 물려받고 남북한적화통일, 일본점령,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식민지화 한다는 황당한 줄거리. 근데 다른 건 몰라도 2012년을 보름정도 남기고 일이 났으니 결과적으로 벌써 1년전 이 게임이 지금의 상황을 며칠 차이로 예측한 셈.

녀석이 아빠의 시사관련 사고력을 시험해 보려는지 넌지시 물어온다. "아빠, 이제 북한이 어떻게 되리라 생각해?"

 지금으로선 어느 누구도 상황을 예측하기 힘들지만 몇가지 생각나는대로 이야기 해 줬다.

우선 급한대로 북한이 안정을 찾으려고 애쓸 것이라는 것. 남북한으로 부터 군수를 포함한 여러 경제관계로 엄청난 이득을 채우고 있는 중국과 미국이 쉽게 북한이 무너지거나 통일이 되는 건 원치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고...

1. 김정은이 제대로 장악을 하고 앞으로 30-40년 김정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갈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

2. 아직도 핵심권력에 있는 군의 65세 이상 old timer 들이 김정은을 가두고 권력장악을 하는 시나리오.

3.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밖으로 떠돌며 제법 자유의 물을 먹고 사고가 유연한 큰아들 김정남을 중국이 데리고 들어와 자리에 앉히고 개방쪽으로 가게해 조금 더 민주화되고 안정된 북한을 유지하게 하면서 더 많은 물량을 중국(물론 남한과 미국, 일본도 포함)으로 부터 소비하게 하는 시나리오.

4. 잔혹한 형벌과 상호감시 때문에 가장 일어나기 힘든 시나리오는 민중봉기. 옛날과는 달리 지금은 거의 서민들과 마찬가지로 고생을 겪고 있는 중저계급의 장교들과 일반병사들이 공감한다면 덜커덕 통일로 갈 수 있는 지름길 일수 있지...

뭐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들을 하면서 요즘 소원했던 아들과 시간을 갖는 것이 참 좋았다. ㅎ ㅎ

2 comments:

  1. 저도 감기로 2주를 고생했네요. 얼른 나으시길.
    그 어떤 시나리오도 김정은이 무사하지 않은 것을 전제하는군요. 가능성은 적지만 폭발력 있는 북한체제의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더불어 입만 살아있는 우리나라 정치가들에게 다시 한번 실망해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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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hopperY 님,
    요즘 이곳 감기도 2주걸려 떨어진다고 하더니 비슷한 기간 고생하셨네요.

    김일성사후 설레던 그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 셈인데, 큰 변화없이 김정일이 집권해 왔지요. 그 사실이 김정은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건 아닌지 암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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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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