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4/2011

컴퍼니 맨

Source:
http://www.companymenmovie.com/
괜히 비한글권 네티즌들이 서치엔진을 통해 찾아 들어와서 낚시질에 걸렸다고 욕이나 한 바가지 하고 갈게 뻔하기에 "The Company Men"이라고 제목을 안 붙이고 한글로 적었다.

한국에도 영화를 다루는 많은 온라인서비스가 있겠지만 북미주에도 여러가지 회사가 있다. 그중 Netflix에 가입해 온라인으로 영화도 가끔 보고 DVD로도 배달을 받아 보곤하는데 어제 배달받아 본 이 영화. 많은 공감이 가는 영화였기에 적어본다.

어떤 영화인지도 잘 모르고 받았는데 막상 시작해 보니 내가 좋아하는 형님들(Tommy Lee JonesChris Cooper, Kevin Costner)과 아그(Ben Affleck)가 무슨 종합선물세트처럼 총출동한 영화다. 내용은 제법 잘 나가는 자리에 있는 세 남자가 회사의 급작스런 구조조정의 결과로 직장을 잃고 차가운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뭐 그다지 새로운 소재도 아니고 우리네 삶에 늘 있어왔던 평범한 이야긴데...예전에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형편없는 일자리에 대한 취업의 문을 두드리며 좌절을 거듭하는 세 가장의 모습들, 집을 내놓고, 차를 팔고, 일체의 외식을 끊고, 당연하게 받던 각종서비스를 취소하는 등의 결단을 하는 아내들의 비장한 모습, 같이 힘들어 하는 자녀들의 모습에 갑자기 눈물이 주루룩 흐르며 가슴이 먹먹해 졌다.

지금도 완전히 벗어난 상태는 아니지만 불과 몇달 전 우리 내외의 모습이 아니던가...영화를 좀체 같이 볼 시간이 없는 아내도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면서 그 모습들에 눈을 떼지 못하고 그 주인공들과 같이 안타까와 하더라는.

우리 경우는 실직이 아니고, 아내가 운영하던 Dollar store가 일반경제의 악화로 매상이 형편없이 주는 바람에 내가 밤에 파트타임직장을 구해서 일을 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일체의 집관련 지출을 굶어죽지 않을 정도 수준으로 끌어 내리는 수술을 감행했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추구하던 돈과 지위 외에 배우자와 가족이 얼마나 중요하단 걸 차츰 깨달아 가듯이, 우리 내외도 서로를 더 이해하고 인내하고 의지하는 걸 배울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였던것 같다. 물론 그 시간들이 견딜수 없이 힘들긴 했지만.

엔딩이 우리 내외의 마음을 가볍게 해 줬다. 그럼에도 우린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16 comments:

  1. 외벌이 가장으로써 항상 그 공포를 안고 살아갑니다. 제가 아프거나, 회사에서 능력이 없다고 찍혀서 밀려나거나, 회사가 잘 안되서 구조조정 혹은 극단적으로 문을 닫거나 등등. 내가 벌어오지 못하면 지금의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는 생각에 간혹 식은땀이 흐르곤 합니다.

    ReplyDelete
  2. 며칠전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명대사 하나가 귀에 쏙 들어오더라구요.

    "인생은 항상 기대했던 것보다는 못하고, 걱정했던 것보다는 낫다"

    정답인듯. 항상 회사에서 언제 잘릴 지 걱정하며 살아가야겠습니다. 그럼 그것보다는 잘되겠지요.

    아, 아니다. 돈을 한 100억 밖에 못벌면 어쩌나를 걱정해야 하는건가? ^^;

    ReplyDelete
  3. Oldman 님 그리고 익명님

    나도 고통의 날들을 되새기면 글을 올렸었지만..(howjoannechong.blogspot.com)

    살다 보면 힘든 시간은 지나가는 법. 그 힘든 때를 돌이켜 볼 수 있는 날은 반드시 오리라 믿습니다.
    어제의 처절함을 추억이라 말하며 오늘 웃는다면, 행복은 내 가슴에 와 있는 것이겠죠?

    ReplyDelete
  4.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데도 항상 이런 문제들이 마음을 칩니다. 그럴 때마다 참 잘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 늘 생각하곤 하지요.

    ReplyDelete
  5. 익명 님,
    가장으로서 어쩔수 없이 느껴야 하는 무게이겠지요. 어깨가 축축 쳐지는... 그 두려움과 공포를 안 가지고 사는 가장이 몇이나 될런지...

    ReplyDelete
  6. Black and Berry 님,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신 것 같아 좋습니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그렇게 걱정하는게 더 낳겠지요? ^^

    ReplyDelete
  7. dreamer 님,
    인생의 선배님이신 dreamer님의 삶의 여정을 접하면서 많이 배웁니다. 그렇게 돌아보며 웃는 날이 올거라고 믿습니다. ^^

    ReplyDelete
  8. ChopperY 님,
    아직 학업중이신 분께 이런 부담을 느끼게 해 드려서 죄송함다. 학업마치시고 분명 사회생활 잘 하실거라 믿어요.^^

    ReplyDelete
  9. 저도 요새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두려움이 생기다보니 자꾸 주님이 동행하고 계신다는 것을 깜빡해요..

    그래도 시련이 지나가면 견디어낸거니깐.. .이라는 말씀이 자주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PS. 지금 푸라면 먹고있어요.
    내년 2월 시험이 있는데, 시험준비 잘할수 있도록 여건과 지혜 허락해달라고 기도 부탁드립니다..

    ReplyDelete
  10. 오랜만에 Oldman님의 블로그에 들어왔네요. 가슴찡한 내용에 공감이 갑니다.

    제 경우 부끄럽게도 - 나 잘나서 살고 있는줄 알고 살다가 진퇴양란의 어려운 일을 만났을때 비로소 "가난해진 마음"이 되고 주님께 무릎을 꿇게 되는 모습이 되곤 합니다.

    ReplyDelete
  11. Kris 님,
    시험이 계속 있어 힘드시겠네요. 일은 일대로 해내야 하고... 위해서 기도하겠습니다.

    ReplyDelete
  12. 밤샘 님,
    제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네요. 내가 사는 삶이라고 착각하고 살다가 정신이 번쩍드는 경험속에 "내가 세상을 창조할 때 넌 어디에 있었느냐?"는 음성을 듣곤 넙적 엎드리게 됩니다.^^

    ReplyDelete
  13. Oldman님 반갑습니다 !
    블로그에 볼거리들이 참 많네요 :)
    앞으로 자주 놀러올게요

    ReplyDelete
  14. ye_seul 님,
    반갑습니다. 가장으로서의 부담은 없으시겠지만, 누구나 몆 개의 부담은 지고 가는거겠죠? ^^

    ReplyDelete
  15. 굉장히 유명한 블로그 같군요...

    꼭봐야 할 영화인듯..

    ReplyDelete
  16. CybKnight 님,
    사람에 따라서는 좀 우울한 영화일수도 있는데 공감이 참 많이 가더군요. 젊은 사람들은 이해가 안갈수도 있구요. ^^

    ReplyDelete

반갑습니다!

댓글을 남기시려면 작성자 선택 시 Google계정등으로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시면 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Hi!
If you would like to leave a comment, please log in with your Google, WordPress, or AIM accounts. If you don't have one, please choose the option '이름/URL', then put your name or nickname in '회사명' leaving 'URL' bla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