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6/2011

Having a dinner with Good Ol' Friends

와인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와이프들
이라 치즈 몇 가지와 훈제연어, 올리브
그리고 크래커등을 치즈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함께 식탁 한 쪽에 놨다
집에 편찮으신 어르신들이 계셨으니 지난 5년 이상 누굴 집에 초대할 엄두도 나지 않았고, 도리상 그렇게 할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친한 벗 들에게서 초대받는 것도 미안하고 부담스러워 여러번 핑계를 대곤 가지 않았을 정도.

그러다가 지난 주일 저녁에 음식을 조금 준비해 놓고 벗들을 불렀다. 고맙게도 우리 내외를 포함한 7부부들이 하나도 빠짐없지 모여줬고 오랜만에 정말 즐거운 시간들을 가졌다. 아내도 모처럼 친구들에게 빚진 것을 갚는 마음으로 기쁘게 음식을 준비한 것 같고.

십 수 년전 많은 지인들을 어느 식당에 모아놓고 아이들도 모두 데려와 같이 놀고 식사도 하는 연말파티(결코 술자리가 아닌)를 개인적으로 주선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한 친구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와서 마시지 말라는 사람들의 싸우듯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쪽 구석에서 꼭지가 돌도록 마시고 귀가하다가 그만 사고를 일으켜 아들을 잃고 가정도 깨어지게 되는 불상사가 있었고, 그 이후론 사람들을 초대하는 것도 삼가해 왔고, 초대해도 술은 절대 없는 자리였었다. 내 실수가 아니라고 사람들이 위로했어도 결국 빌미를 제공한 건 나였기에 앞으로 일평생 따라다닐 가슴아픈 기억이다. 그래서 이번에도 와인 한잔 이상은 마시지 못한다고 미리 이야기 했는데 그게 어디 그런가. 와인 반 잔씩을 하더니 모두 어색해 하며 쭈뼛 쭈뼛. 한 녀석이 밖으로 슥 나가더니 큼직한 아이스박스를 가지고 들어 오는데 웬걸 소주와 소주잔까지 챙겨왔다.

그래도 이제는 나이들이 들어서 마시는 것도 몸 봐가면서 마실 줄 알고, 아내들이 모두 운전을 할 요량으로 왔기에 내버려 뒀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산행을 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이런 저런 즐거운 이야기 속에 시간 가는줄을 모르고 있다가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1시 반. 아쉬움이 남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져야 했다.

이번 어머니 장례를 통해 확인한 친구들의 끈끈한 정과 믿음직스러움은 크나큰 소득이다. 아 물론 누가 더 벌었네 누가 더 큰 집 좋은 차 가지고 있네 하고 침을 튀는 모습(직접 이렇게는 이야기 못하고 에둘러서 "너 이제 살만하다며?" 혹은 "집이 그냥 쓸만하네" 등)을 보면, 아직 철이 덜 든 녀석들 같은 것엔 변함이 없고...ㅋ ㅋ

24 comments:

  1. 편안하게 속시원히 이것저것 자랑 할 수 있는 상대가 가족이나 친한 친구들말고 또 누가 있겠습니까! 하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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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지요? ㅎ ㅎ 그래서 그것이 제게 절대로 흉은 아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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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내가 했나?
    하여튼 즐거운 시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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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사람 사는 모습 어디나 같죠?
    누군가 나를 질투한다면 그만큼 내가 더 좋다는 뜻이 되니 기분 나쁘게만 생각 할일은 아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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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jong-gil,

    야, 나를 포함한 우리 모두 공범이고 그래서 나쁘지 않았단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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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iein 님,
    그런 것 같습니다. 아, 사실 저보다도 다들 잘 살고들 있어서 질투는 아니였던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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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여러 해외 교민사회에서 친하셨던 분들이 사이가 나빠진 경우들이 많아서 안타까웠는데, 해외에서 오래도록 돈독하게 사시는 모습이 감명깊고, 유익한 만남과 단단한 인연을 이루신 것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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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부부들과 함께 화기애애한 모임도 가지시고, 넘 멋집니다 :) 초대를 해서 시간과 정성을 선물로 내놓는 다는 것은 또다른 축복임에 틀림없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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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Cool 님,
    저도 좋은 친구들과 오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걸 행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더 들면서 더 귀해지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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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Fiat 님,
    예, 이런 지속적인 만남이 있어지길 기대하고 있지요. Fiat님께서도 벗들과의 사귐을 계속하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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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jong gil 이란 분이 좀 이상한분이군요
    그런분은 사귀지 마세요
    제가 알기론 창덕이란 분이 굉장이 좋은분으로 알고 있는데 .....
    야 이러다 두분 싸우시는것 아닌가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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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oh, my god 님,
    ㅋ ㅋ ㅋ 아, 잘못알고 계시는군요.그 창덕이라는 친구, 국민학교때 부터 좀 불량했지요. 키만 컸지 싱겁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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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와우~ 읽기만 하여도 친구분들과 좋은 시간 갖으신게 느껴집니다.
    그런 시간들이 참 행복하지요? 가족, 친구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거요.

    가끔 떠오르긴 하겠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일일이 항상 기억하지 못하는 것에 감사함을 느낄때도 있지요. 아픈 기억은 얼릉 잊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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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좋은사람들과 보내는 것이 좋은시간이죠. 좋으셨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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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샛별 님.
    지적하신 대로 '행복'했다는 표현이 맞네요. 그냥 마주들 보고 앉아있는 것만 해도 좋았으니까요. ^^

    참 감사하다는 생각도 들었었구요. 힘을 북돋아 주시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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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jinspapa 님,
    좋아하는 벗들과 함께 하느라고 시간이 가는줄도 몰랐던 기억에 남을 밤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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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나이가 들고, 가정을 이루고, 사는 모습들이 점차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콜라 PT 하나 사다놓고 주말 내내 농구공을 튀기며 놀던 한가지 모습으로 살때와 같은 관계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지더군요.

    어느 한명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알기에 james님의 친구분들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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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최기영 님,
    정확하게 지적하셨네요. 저희도 신혼이나 총각시절엔 그 관계가 영원할 것 같았는데 점차 시간이 지나며 아이들도 생기고 하니 급속도로 소원해 지더군요. 그나마 노력하는 몇명이 있어 그게 가능했지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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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저도 직장생활에, 아이에, 이런저런 핑계로 친구들과 멀어지고 있는건 아닌가 반성하게 됩니다. 오늘 저녁 퇴근길에 친구들에게 안부 전화 한 통씩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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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불량사서 님,
    ㅎ 잘 생각하셨어요. 친구들을 연결하는 끈 역할을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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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오랫만에 방문해 보니, 그사이 큰일을 치르셨음을 이제야 알았읍니다. 늦게나마 Cyber상에서 문상 드립니다. 어머님은 이제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생노병사가 없는 다음 생을 향하여 출발 하셨을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민자로서, 마누라 다음으로 마음 터놓고 지낼수 있는 친지 한 couple만이라도 수확 하셨다면 이민성공이라고 말할수 있겠는데... 친지분들이 많은것을 보니,Old man님의 진지한 삶의 한부분을 보는것 같아 좋읍니다. 좋은밤 되십시요. 감사 합니다. Lakepu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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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모처럼 블로그에 들어왔다가 oldman님의 중보기도 부탁으로 은주자매님의 블로그에 들러 제가 오히려 은혜받고 다시 님 의 블로그에 왔다가 어머님소식을 이제 듣게 되었습니다. oldman님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던 저로서는 그 상심이 무척 크시리라 느껴집니다.
    제가 감히 위로한다는 말씀을 드리기에는 부담되나 그 사랑을 다른분들에게 나눠주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오히려 도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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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Paul 님,
    이렇게 멀다면 먼길까지 문상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어머님이 이제 아무 걱정고통없이 편히 계시고 계시다는 걸 알기에 좋습니다.

    예, 참으로 귀한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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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밤샘 님,
    아, 벌써 다녀오셨군요. 갑자기 너무 많은 방문객이 생겨 그 자매님이 부담스럽게 느끼지는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한번 힘을 모아보죠.

    그렇게 위로해 주시니 힘이 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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