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2011

Changing Store Hours

주일에 쉬는 건 마찬가지지만,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아침 10시에 열어 8시에 닫던 가게를 오늘부터는 한시간 앞당겨 7시에 닫는다고 써 붙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현재 우리내외 삶의 중심이자 촛점인 아버지와 아이들 때문이다. 아버진 일평생 규칙적인 삶을 사셨는데 우리가족은 시계를 보지 않고 아버지를 뵙기만 해도 몇 시 인줄 알았을 정도. 점심은 초침, 분침, 시침이 12시에 한꺼번에 모아지는 시간에 정확하게 드셨고, 저녁은 정확하게 저녁 6시에 드셔왔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몸이 약해지셔서 직접 저녁을 차려드시는 것이 힘들어지신 이후론 우리내외가 귀가하게 되는 저녁 8시반까지, 그리고 저녁을 차려올리는 9시까지 기다리신다.

죄송하기도 하고 그만큼 규칙적인 생활이 깨어지셔서 건강에도 안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던 터. 이제 7시에 닫고 집으로 가 저녁을 차려드리면 8시니 아버지 원래의 저녁식사 시간인 6시는 아니지만 조금 개선이 될 전망이다.

다른 한가지 큰 이유는 아이들과의 시간을 한시간이라도 더 가지고 싶어서다. 우리내외의 이마에 주름살이 늘어감에 따라 아이들과의 시간이 점점 더 귀하게 느껴지는 요즘. 우리들의 생활패턴으로는 피할수 없어 밤 9시에 저녁을 먹고, 먹고나면 다음날 일 할 생각에 쓰러지듯 잠자리에 들어야 해 아이들과 얼굴 마주볼 시간도 거의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 상태에 영원히 머물러주지 않고 자꾸 자라만가고... 이제 한달 후, 둘째도 기숙사에 데려다줘야 하고 그리고 나면 한동안 못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안타깝다.

앞으로 새로 생기게 되는 한시간의 가족시간이 기다려진다. 그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할텐데...

24 comments:

  1. 생각해보니까 저녁6시에 온가족이 저녁식사를 할 수 있는 가정은 요즘 세상에 흔치 않을 걸로 생각되네요. ^^;

    온가족이 다같이 먹으려면 빨라야 8시 30분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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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드로키퍼 님,
    고국에서도 정말 그렇습니까?
    늦게 먹는 저녁이 그렇게 안좋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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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한국에서 식구들과 밥먹으려고 6시 칼퇴근은 무리죠. 칼퇴근하면 다음날부터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다른 사람들 다 일하는데 왜 너만 퇴근이야', '미쳤네'라는 뜻을 담긴 강력한 눈치 공격을 받게되는... 쿨럭...

    예전에 저희집은 부모님께서 늦게 퇴근을 하셔서 밤10시, 11시에도 먹고는 했었습니다.

    형과 저는 배고픈 상태에서 저녁을 늦게 먹으니 자연스럽게 폭식을 하게 되는데, 이 때문에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배가 안꺼져서 아침을 거르게 되는 악순환이 계속되어었습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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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안드로키퍼 님,
    다들 그렇게 일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데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겠군요, 참...

    저희처럼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어느정도 조정이 가능하긴 한테 직장인들은 그러질 못하니 안타깝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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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일요일 영업 시간이 제일 맘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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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겨자씨 님,
    주일날 뭘 사러 왔다가 문짝에 붙은 이 시간표를 보고 다시 교회생활을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는 손님이 저희가 가게를 운영해 온 지난 15년간 2명 정도 있었으니 꽤나 사연이 있는 시간표지요. ^^

    Favicon을 깔끔하게 만들어 올리셨네요? 특이하고 보기가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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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도 한때 늦은 시간까지 회사에 있으면 인정받을거라 생각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일에 파묻혀 가족과 소원하게 지내다, 시간이 흘러 은퇴한 후에 아내와 딸이 지금처럼 너를 가깝게 대해줄까?"라는 누군가의 따끔한 충고에 가급적이면 가족과의 시간에 많은 투자를 하려 합니다. 눈치는 보이지만, 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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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대단한 결심하셨네요! 가족과의 시간보다 귀한 것은 없죠. 소중한 한시간이 되실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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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대단한 결정을 하셨습니다.
    아울러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줍니다.
    저도 부모님께 좀 더 잘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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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불량사서 님,
    위의 안드로키퍼님 말씀처럼 직장 선후배동료로 부터의 눈총을 감수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용기를 내셨네요. 너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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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샛별 님,
    글쎄 그렇게 결정은 했는데 그 한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아직 생각해 보질 못했어요. ^^

    무슨 suggestion이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얼핏 영화를 빌려보는게 제일 무난할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맨날 영화만 볼 수도 없는 노릇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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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Cool 님,
    사실 일하는 것도 가족과의 삶을 즐기며 누리기 위해 하는건데, 중요함의 순서가 바뀌어 가장의 일이 더 중요한 것 처럼 느껴지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부모님께 잊지않고 안부여쭙는 것만 꾸준히 잘해도 부모님께서 좋아 하실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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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한국에서의 자영업은 어쩌면 더 어려울지 모릅니다. 주말없이 일해야하고 가게 문닫고 집에오면 빨라야 11시거든요. 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거의 생존의 문제라 어찌하기도 힘듭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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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imbackpacker 님,
    그렇군요. 여기처럼 자영업을 한다는 merit이 없군요. 그럼 더 고달프다는 거네요.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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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개인적으로 가족 전체에게 힘든 일이 생겨 그동안 방문하지 못했는데, 이런 글을 보니 제 자신이 더욱 초라해지는군요. 부디 즐거운 시간 가족과 더 많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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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SW Yoon (尹聖雄) 님,
    내용을 제가 알 길이 없지만 상황이 좋아질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예, 가족시간을 더 많이 가지겠습니다. 시간을 같이 보낼 거리도 좀 준비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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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오랜만에 들렸습니다. 큰일을 치루셨습니다.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버님에게 정성을 드리시는 그 마음에서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 같아 찡한 마음이 듭니다. 아무리 훌륭한 돌아가신 부모보다, 같이 이 하늘을 이고 사는 살아계신 부모가, 이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자식들에게 더 힘이 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결단에 주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위로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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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K C M 님,
    위로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아버님께서 평안하고 즐겁게 지내실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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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조금만 생각해 보면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만 실제로 행동으로 실천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그리고 가끔 멈춰서 정말 잘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것도 쉽지 않은 일 같습니다.

    가끔 이 곳을 방문하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지를 잘 배우고 있습니다.
    제 일에 욕심을 버리고 가족에게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 겠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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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tommy, shin 님,
    정말 소중한 것들이 다른 일들과 순서가 뒤바뀌어 제일 나중으로 밀려버리는 경우가 우리 주위에 참 많죠? ^^

    말씀하신대로 가끔은 잠시 멈춰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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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저희도 이젠 6시에 닫습니다...

    이달 제가 너무 힘들고...

    밤에는 위험하고...

    이제 17개월 된 딸 얼굴도 보고싶고...

    9시에 닫던걸, 6시에 닫아도 매상은 똑같아요...

    저희는 온라인 판매도 있고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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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CybKnight 님,
    북미에 계신 것 같은데 무슨 사업을 하시는지 6시에 닫고 온라인판매도 한다시니 무지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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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비디오 게임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Gamestop 같은...

    또, 아내는 대학원 생이지만, 음악학원에서 일하고 있고...

    온라인은 주로 이베이 판매인데...

    지난 7년간 쭉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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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 CybKnight 님,
    젊은 내외분이 정말 열심히 살아가시는군요. 오래지 않아 안정적인 생활을 누리실 수 있을 것 같아 보여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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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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