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7/2015

In the Name of Jesus

지체장애우들을 돕는 이곳 리치몬드 밀알선교단의 봄학기 종강을 하면서 단장되시는 목사님께서 몇몇 성인자원봉사자들에게 책을 선물해 주셨는데 내가 받은 책의 타이틀이다. 워낙 게으르고 진득하지 못해 한번 손에 잡으면 한 페이지 이상 읽을 수 없다는 걸 어떻게 아셨는지 100페이지 조금 넘는 얇은 책을 주시는 배려를...덕분에 이번 바닷가 나들이 중 반나절 만에 읽을수 있었다.

크리스천들에게 영성이 깊은 저자로 잘 알려져있는 저자인 헨리나우웬(Henri Nouwen). 이 책은 저자가 교수로 재직하던 하바드대학의 자리를 어느 날 갑자기 내려놓고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정신박약장애인들의 공동체인 L'Arche로 가서 섬기다 심장마비로 선종하기 전까지 경험한 이야기를 적은 것.

원래 예수원서품을 받은 로만 카톨릭 사제인 이 분이 성직자들을 위해 오랜 세월 카운셀링을 한 기록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독자가 되는 주 대상은 성직자들과 크리스천리더들 일 수 있으나 일반성도인 나도 나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여러 기록은 세상적 안목으로 볼때 성공이라고 볼 수 있는 걸(나는 결코 그런 세상적인 목표를 가진 적이 없다고 화를 낼 성직자들이 계시겠지만) 이 분이 다 누렸다고 이야기한다. 큰 세미나나 컨퍼런스에 모셔가려고 주최즉이 몇년 전 부터 줄을 서 예약을 해야하는 keynote speaker였고, 쓰는 책마다 독자들을 감동시킴과 동시에 많은 영혼들을 치유했고, 자신이 가르치길 원하는 학교에(노틀담, 예일, 하바드) 어려움없이 쓱 가서 가르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하바드대 동료교수였던 한 친구가 소개한 프랑스의 어떤 장애자공동체를 한 번 방문한 이후, 그 길로 가야한다는 콜링을 받게되었다고 그는 이 책에 적었다.

여기다 아무리 길게 적어도 뭐 별로 똑똑한 감상문이 되질 않을거라는 걸 이미 알기에 나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던 몇 문장을 요약삼아 적어본다.

'"Through confession, the dark powers are taken out of their carnal isolation, brought into the light, and made visible to the community. Through forgiveness, they are disarmed and dispelled and a new integration between body and spirit is made possible."
석학의 자리에 있던 그가 주로 지능이 낮은 지적장애자들을 자신이 돌봐야하는 객체로 여기지 않고, 친구로서 또 동역자로서 대하기 시작하자 자신의 죄성과 약점을 그들 앞에서 눈물로 고백할 수 있었고 용서를 받을 수 있었다 이야기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영혼과 육신의 새로움을 덧입을수 있었다고 고백하던 부분. 참으로 그렇다. 나와 우리는 얼마나 많은 어둡고 더러운 생각과 육체의 비밀들을 숨기고 살아가던가?

"Here we touch the most important quality of Christian leadership in the future. It is not a leadership of power and control, but a leadership of powerlessness and humility in which the suffering servant of God, Jesus Christ, is made manifest."
그는 요한복음 21장 18절에서 예수님이 베드로를 향해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질문하신 후 베드로가 장차 그렇게 될 것을 암시하면서 하셨던 말씀,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라는 말씀이 저자 자신이 왜 자기가 좋아하던 일들을 다 내려놓고 정신박약장애인들의 공동체인 L'Arche로 오게 된(자신이 가길 원했던 하바드교수직에서 주님의 강권하심에 이끌려 그 공동체로) 이유라고 설명한다.

더 나아가 지금시대의 크리스천리더들은 성공적 사역을 위해선 좀 유명해 지고, 능력있다고 인정을 받고, 힘과 카리스마 등의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그런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니는' 것에서 '남이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예수님처럼, 베드로처럼(구전에 의하면 베드로도 십자가형을 받았지만 예수님과 같이 십자가에 똑바로 매달리기가 황송해 거꾸로 매달려 죽기를 청했다고 함) 십자가에 매달리기까지 주님께 이끌려 사는 겸손한 삶을 사역자의 덕목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4 comments:

  1. 종교마저 성공의 한 방편으로 남용하는 이가 흔한 이 시대에
    진정한 크리스챤의 모습을 실천하신 참으로 귀감이 되는 분이네요.
    꼭 찾아서 읽어보고 싶은 책... 알려 주셔서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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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말 그렇지요? 종교인으로서 참 아프고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 내놓는 글이더군요. 함 읽어 보시압. 아직도 내외분이 신나게 여행중이신 걸로 보여 부럽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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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분 책 중에 좋은 책들이 많죠. 저는 "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 이라는 책을 감명깊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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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이분의 책을 더 찾아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글을 저같은 보통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쓰시는 분 같았고 그래서 더 공감이 가는 내용들 이었지요. 지금 쯤 새 목회지에 부임하셨을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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