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0/2011

주먹밥을 난생 처음 보는 아이들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오늘은 점심때 주먹밥을 만들어 먹이면서 한국의 주먹밥이 세계에서 제일 우수한 도시락이라는 설명을 해 주고 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정말 그렇다. 밥, 온갖 반찬과 김, 그리고 수저까지 점심으로 바리바리 싸 가려면 얼마나 준비할 것도 많고 거추장 스러운가. 그런 온갖걸 다 넣고 만든 주먹밥을 손으로 쓱 집어 먹고 포장은 버리면 되니 참 발명도 이런 발명이 없다. 그것도 어디 자리를 잡아 벌려놓지 않고 걸어가면서 조차 먹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이스라엘백성이 애굽을 떠나서 나올때 급히 음식을 챙겨 나온다는게 채 부풀지 않은 반죽(후에 무교병을 먹으며 그 출애굽 상황을 기억했다는)을 가지고 나와 그걸 구워먹었다는 이야기가 성경에 나오니 우리 주먹밥은 그 밋밋한 밀가루반죽을 구운 것 보다는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가!

부엌을 뒤져보니 참기름, 소금, 김, 깨소금등 기본적인 재료가 있었고, 또 뭔가 넣을 것이 있나 보니 당근, 단무지, 햄, 시금치, 밥통에는 밥도 있어 바로 시작했다.

1. 당근, 시금치, 단무지, 햄(성탄식사하고 남았던)을 food processor에 잘게 다지고
2. 구워져 있는 김 대여섯 장을 비닐백에 넣어 잘게 부시고
3. 밥에다 모두 넣어 참기름, 깨소금을 듬뿍 넣고 소금간을 한 다음
4. 잘 섞어 주먹크기로 덩어리를 만든 후 깨소금을 겉에 조금 둘러 내 놓음



배가 고파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면서 이걸 한번 쓱 본 둘째는 맛도 안보고 "Yuk"하더니 컵라면을 데워먹고 만다. 아버님과 난 나름 맛있게 먹었는데...흑  아직 자고 있는 큰아이와 막내는 어떤 반응을 보일 지 궁금하다. ^^ 그야말로 난생 처음보는 정체불명의 이 음식을 보고...

14 comments:

  1. 샌드위치가 다양하다고 부러워 했어요.
    간편히 야외에서 먹는 한식은 김밥인데, 때로는 김밥아닌 뭔가를 .... 아,주먹밥이 있었군요!!!!!!!!



    김밥도 뭐로 만드는 가에 따라서: 고기 김밥, 야채 김밥, 오뎅 김밥, 고보 김밥 등등... 종류가 다양하다고 위안 (?)을 갖어 보지만, 그래도 김밥은 김밥일 뿐...

    사 먹고 싶은데, 왜 떡집에서는 주먹밥을 안 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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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연말에 미국에 계신 블로그에서 한국 주먹밥을 보는 일본에서의 감상이 꽤 쏠쏠하군요. 건강 조심하시고 좋은 새해 맞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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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dreamer 님,
    하이킹가실때 주먹밥을 직접 만들어 보세요. 만들기도 어렵지 않구요. ^^

    계시는 곳은 떡집문화가 많이 발달한 듯 합니다. 저희는 김밥파는 곳도 변변치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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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ChopperY 님,
    ㅋ ㅋ 말씀하신 대로 건강하시고 계획하신 일들이 잘 풀리는 새해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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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는 아직 아이들이 초등학생이라서 간식으로 주먹밥을 자주 내놓는 편입니다. 재료를 모아놓으면 자기네 좋아하는 모양으로 작은 손으로 직접 만들어 먹습니다. 우리의 조상은 정말 훌륭하신 분이였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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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큰아이와 막내의 반응이 저도 궁금합니다!!!
    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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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tommy, shin 님,
    아, 그렇게 아이들로 하여금 직접 만들어보는 방법도 있군요.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가 이렇게 나와 살다 보면 귀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참 많지요.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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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Joey Jeongsu Kim 님,
    큰아이와 막내가 부시시 일어나 맛있게 먹는 걸 보더니 둘째가 마음이 바뀌어 같이 좋아라 먹더군요. ㅋ ㅋ 성공입니다.

    복 받으시는 새해 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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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보잘것 없는 제 블로그에 가끔씩 글을 남겨주셨는데 저는 이제야 oldman님의 블로그에 들렀습니다.

    몇 몇 글을 읽고 제 머리에 처음으로 떠오르는 말이 있었습니다.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의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있으신 분이구나."

    제 블로그에도 사회의 대한 애정을 좀 실어야겠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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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황외석-Hwang Oe Seok 님,
    아, 반갑습니다. 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 일이나 기록해 놓습니다. 어떨땐 적어 놓고는 무슨 자화자찬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삶의 기록이라 여기며 줄기차게 적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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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와우, 여러가지 재주가 있으세요~ 맛있어 보이네요!

    저도 아직 주먹밥 한번도 만들거나 먹어 본적 없는데...

    oldman님 가족은 참 행복하시겠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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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샛별 님,
    ㅋ ㅋ 원래 주먹밥은 깨소금으로만 비벼 만들어도 먹을만 해요. 함 만들어 보시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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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좀 출출해질 시간인데 주먹밥 먹음직스럽네요..
    맛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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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fotomovie 님,
    ㅋ 죄송합니다. ^^
    뭐라도 좀 드시죠? 반갑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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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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