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7/2011

Best BBQ brisket ever

예전처럼 직장퇴근후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로 가서 돕질 않고 바로 귀가하는 요즘.

가게가 달라스토어에서 뷰티서플라이로 바뀐 까닭에 좀 가서 돕고 싶어도 POS로 된 캐쉬레지스터 작동도 서툴고 더군다나 손님들에게 제품설명은 엄두도 못 내기에, 아예 집으로 바로 와서 저녁준비하는 것을 자원했다. 한편으론 아버지를 옆에서 돌봐드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동안 저녁을 준비하다 보니 애로사항이 많지만 가뜩이나 없는 레파토리가 금방 떨어지는 게 제일 문제다. 하루는 된장찌게, 다음날은 자반고등어 몇마리 굽고, 그 다음날은 라면, 다음은 볶음밥, 뭐 이런식으로 가다보면 일주일도 안되어 할 꺼리가 고갈되니 가끔은 밖에서 사와야 하는 형편.

직장 바로 앞에 위치한 바베큐전문식당이 있는데 (Sibley's, Iron Bridge Rd and Chester Rd) 얼마전 점심시간에 먹어본 바 로는 지금껏 먹어본 Beef brisket중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오늘 저녁은 이걸로 때우려고 To Go로.

주문하고 잠시 기다리면서 진열대를 보다가 재미있는 것들이 있어 혼자 킥킥대는데 주위 손님들이 저놈 맛이 좀 갔네 하는 표정들. ㅎ ㅎ  파란 모자에 쓴 "DAMIFINO" 는 "Damn if I know"를 철자법과 스펠링을 무시하고 무식하게 붙여 쓴 건데 "나한테 물어보지 말라구" 아니면 "귀찮게 하지마" 정도의 상스러운 단어가 앞부분에 들어간 표현. 시골에 가면 개스를 파는 작은 가게 앞에 죽 나와 앉아 졸고있는 동네 할아버지들을 볼 수 있는데 그런 분들이 쓰고 있으면 딱 어울릴 만한 모자. 그러면 누가 지나가던중 길이라도 물으려고 다가서다가는 그 모자에 쓴 걸 보고는 그냥 휙 돌아설 정도의 포스가 담긴...^^

다른 하나는 돼지저금통인데 위에 남편이 돈을 넣으면 밑의 아내저금통으로 자동으로 들어가게 되는...웃겼다. 각자 회장님을 모시고 사는 바로 우리 일반 남편들의 모습이랄까...?

개인적으로 그런 모습이 맞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 주위에도 머리 굴리는 소리가 팍팍 나는 남편이 아내가 재정을 잘 못할까봐서 아니면 어떤 특별한 이유로 해서 자신이 일체의 모든 것을 관리하면서 아내에겐 용돈정도를 주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그 부인들의 얼굴이 왜 그리 한결같이 어두운지... 쯧쯧.

이야기가 또 삼천포로 빠졌네. 하여간 여기 BBQ brisket sandwich 맛있어요! 여기 리치몬드에 사신다면 가족들 하고 한 번 꼭 가보삼.

17 comments:

  1. 저희도, 아내는 직장생활에, 저는 자영업인데...

    외식을 아예 못한지가 오래 됐습니다.

    주말에 아내가 시장 보는게 다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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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일상에서 자그마하지만 웃을 일 찾기가 참 어렵고도 쉬운 일 같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즐거운 시간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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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ybKnight 님,
    부인께서 대학원수업도 가셔야 하는데 그럼 천상 CybKnight님도 저처럼 부.엌.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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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ChopperY 님,
    예, 요즘엔 먹는 시간이 제일 즐거운 가족시간인 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길... 아프시기라도 하면 누가 돌봐줄 가족도 옆에 없으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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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금통 참 재미있습니다
    친구들에게 보여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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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여름아이 님,
    재미있기도 하고 위로 한없이 돈을 떨구는 남자의 모습이 연상돼 불쌍하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 미국여행은 잘 마치셨는지요? 바로 옆동네로 오셨었는데 한 번 초대도 못해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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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저희는 다이어트 핑게 겸 식사 제대로 한적이 별로 없는것 같음....

    아내도 이제 직장에, 육아에, 바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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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저금통 이야기 재미있습니다. 안타깝기도 하지만... 대입을 잘 해주셔서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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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CybKnight 님,
    그래도 잘 드셔야지요. 일하는 게 모두 먹고 살자고 하는건데.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잘하고 계시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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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Joey 님,
    내가 벌어온다는 위세 안 부리고 아내에게 믿고 맡기는 마음이 더 넉넉한 것 같고 가정의 평안을 위해 맞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생각이 다른 분들도 많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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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좀 이상하지만, 저희는 저녁을 거의 안먹는것 같아요...

    제가 아침형 인간을 기본으로 하고...

    8시에 자야 하는데, 7시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않기로 했으니, 저녁은 별로...

    점심을 좀 더 먹는것으로 끝내는것 같음...

    돈도 절약되고...

    가족이, 저랑, 아내, 18개월 될 아기 하나니 가능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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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저금통 완전 맘에 듭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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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저 저금통 사진 다운받아 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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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CybKnight 님,
    그렇게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되었으면 그렇게 가는 것이 정상이겠네요. 하긴 아침 점심을 잘 먹고 저녁은 되도록이면 이른 시간에 소식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절제가 몸에 밴 신세대가정 같아 보기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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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Kris 님,
    ㅋ ㅋ 보통 우리들의 모습 맞지요?

    보내주신 찬양곡 감사하게 잘 듣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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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돈이 없으니, 자연히 절제가 되는군요...

    나중에 이런글을 쓸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제가 지난 3월부터 돈을 한푼도 안쓰고 살고 있습니다.

    아파트 월세를 제외하고는...

    그 뒤로, 모든게 선순환이 이루어져, 잘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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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CybKnight 님,
    앞으로 그런 이야기를 포스팅해 주시면 저같은 사람들이 절약의지를 다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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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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